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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안전요원

수영을 포기하려던 회원에게 발차기를 알려주며 느낀 것

by 안전요원76 2026. 9. 14.

수영장에는 수영을 처음 배우는 회원부터 오랫동안 수영을 해온 회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수업을 받습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강습을 받아도 배우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회원은 처음부터 물에 대한 적응이 빠르고 동작도 금방 따라 합니다. 반면 어떤 회원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초보 회원들이 처음 발차기를 배울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기억에 남는 한 회원이 있습니다.

1.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느낌

그 회원은 수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회원이었습니다.

처음 발차기를 연습할 때 무척 힘들어하셨습니다. 같은 레인에서 함께 수영하는 다른 회원들은 발차기를 하면서 앞으로 쭉쭉 나가는데, 본인은 아무리 발을 움직여도 생각처럼 앞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수영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상당히 답답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몸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회원에게 처음에는 누구나 힘들어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힘들어하세요. 조금씩 하다 보면 좋아지실 거예요.”

수영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잘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에게 소질이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물에 적응하는 것부터 쉽지 않고, 몸의 움직임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수업이 끝난 뒤 발차기를 살펴보기

수업을 하는 동안 그 회원의 발차기를 잠깐 지켜봤습니다.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무릎을 많이 구부리고 있었고 몸에도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발목의 움직임도 자연스럽지 않아 발차기를 해도 추진력이 잘 생기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수업 중에는 강사님이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직접 수업에 개입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 제가 안전요원으로서 알고 있는 범위에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릎을 너무 많이 구부리지 않는 것이 좋고, 발목을 펴서 발끝을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몸에 힘을 너무 많이 주지 말고 다리 전체를 이용해서 발차기를 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특히 강조했던 것은 허벅지를 이용해서 발차기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원께서 제 말을 듣고 다시 물어보셨습니다.

“허벅지로 차라는 게 어떤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3. 허벅지로 차는 느낌을 설명하기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설명해드렸습니다.

발만 빠르게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다리 전체가 움직이는 느낌으로 차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발차기를 할 때 엉덩이 쪽이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엉덩이 쪽은 움직이지 않고 무릎만 계속 접었다 폈다 하면 자연스럽게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발차기가 되기 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제가 직접 동작을 보여드리면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 회원은 제 설명을 듣고 발차기를 다시 해보았습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좋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 제가 자유수영을 하러 간 날 그 회원도 자유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다시 만나서 발차기를 연습하는 방법을 설명해드렸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강사님의 지도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자유수영 시간에는 제가 알려드린 내용을 스스로 연습해볼 수 있었습니다.

4. 수영을 그만두려고 했던 회원

그 후 회원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수영을 안 하려고 했는데 저 때문에 계속 수영을 하게 되었다면서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제가 대단한 것을 해드린 것도 아니고, 수영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강사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수영을 오래 하면서 경험했던 것과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보아온 모습을 바탕으로 조금 설명해드렸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는 작은 변화 하나도 크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10m도 힘들었던 사람이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고,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이 조금 편해지고, 발차기가 전보다 잘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는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도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5. 지금도 계속 수영하고 있는 회원

그 회원은 지금도 수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 발차기를 어려워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수영을 배우다 보면 하나를 익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발차기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처럼 새로운 영법을 배우게 되고, 새로운 동작을 배울 때마다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됩니다.

그 회원도 새로운 영법을 배울 때면 가끔 저에게 물어보십니다.

저도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는 간단하게 설명해드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영법을 제대로 배우는 과정에서는 강사님께 질문하시라고 말씀드리기도 합니다.

제가 수영을 오래 했다고 해도 제 역할은 수영 강사가 아니라 수영장 안전요원이기 때문입니다.

6. 안전요원과 강사의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회원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저에게 기분 좋은 일입니다.

특히 수영을 포기하려고 했던 회원이 계속 수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저 역시 뿌듯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수영장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강사님은 회원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올바른 자세와 영법을 지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안전요원은 수영장 안에서 회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살피고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회원이 수영에 관해 질문한다고 해서 제가 모든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경험을 간단하게 이야기해드릴 수는 있지만, 정확한 자세나 새로운 영법에 대한 지도는 강사님께 질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역할의 구분이 회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7. 잘하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때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다시 느낀 것은 수영을 배우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잘하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회원보다 뒤처지는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발차기가 잘되지 않아 답답했던 회원도 계속 연습하면서 지금은 새로운 영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수영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어쩌면 몸이 힘든 순간보다 ‘나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가 “처음에는 다 그래요”라고 말해주고, 작은 부분이라도 어떻게 해보면 좋을지 알려준다면 다시 한번 해볼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회원들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싶습니다.

다만 제가 해야 할 역할과 강사님이 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구분하면서,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수영은 한 번에 잘하게 되는 운동이 아닙니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아지고,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편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실력이 쌓입니다.

처음에는 발차기 하나도 어려웠던 회원이 지금까지 수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에 제가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안전요원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