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장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초보 회원부터 오랫동안 수영을 해온 회원까지 실력도 제각각이고, 배우는 속도도 모두 다릅니다.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회원들을 지켜보다 보면 같은 수영을 하고 있어도 각자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저 역시 수영을 오래 했지만 모든 영법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네 가지 영법 가운데 지금도 평영이 가장 느리고 힘든 편입니다. 그래서 초보 회원들이 어떤 동작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수영을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저도 어려워했던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1. 처음 수영을 배우는 회원들
수영장에는 이제 막 수영을 시작한 회원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호흡하는 방법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자유형이나 배영을 하려고 해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발차기를 해도 앞으로 잘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혼자 연습하면서 짧은 기간에 실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분도 있습니다. 아직 자세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25m를 쉬지 않고 왕복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올라오는 분도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초보 레인에 있어도 회원마다 실력 차이가 있습니다.
수영을 오래 한 사람에게는 당연해 보이는 동작도 처음 배우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는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어려워하는 사람을 보면 ‘내가 아는 만큼은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2. 배영이 어려웠던 한 회원
기억에 남는 회원 중에는 배영을 어려워하시던 연세가 있는 회원분도 계셨습니다.
배영을 하려면 물에 누운 자세로 몸을 띄워야 하는데, 이 회원분은 몸이 잘 뜨지 않아 자꾸 가라앉으셨습니다.
연습을 하시다가 너무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에게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안전요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수영 강사처럼 전문적으로 자세를 가르치는 역할은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수영하면서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도움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잠깐 감시탑에서 내려가 데크에 발을 올려놓고 누워 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몸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에는 잘되지 않으셔서 자꾸 몸에 힘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계속 힘을 빼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해보시더니 조금씩 몸이 뜨는 것을 경험하셨습니다.
나중에는 힘을 빼고 몸이 뜨는 것을 직접 느끼시고는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무엇인가를 처음 이해하고 직접 해냈을 때의 기쁨이 느껴졌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가시면서 너무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에게는 잠깐 알려드린 일이었지만 그분에게는 수영을 계속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자유형 동작을 어려워했던 회원
젊은 여성 회원분 중에도 자유형과 평영을 어려워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자유형을 하실 때 팔을 돌리는 동작이 많이 어색했습니다. 특히 팔을 돌리는 과정에서 손바닥을 뒤집는 동작이 들어가면서 물을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팔 동작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발을 움직이는 것과 함께 팔을 자연스럽게 돌리고, 물을 밀었던 팔을 그대로 이어서 돌리는 느낌으로 해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몇 번을 해도 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잘못되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다시 해보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조금씩 동작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어색했던 팔 동작도 고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수영은 한 번 설명을 들었다고 바로 몸에 익는 운동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 물속에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4. 평영은 강사에게 배우는 것이 필요한 이유
같은 회원분은 평영도 어려워하셨습니다.
평영에서는 다리 동작을 할 때 오므렸다가 차는 모양이나 엉덩이의 위치 같은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물 밖에서 계속 설명을 드렸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이때는 제가 계속 가르쳐 드리기보다 수영 강사 선생님에게 직접 물어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안전요원으로서 회원의 안전을 살피고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간단하게 도움을 드릴 수는 있지만, 수영 기술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강사와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물 밖에서 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자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자세와 움직임을 배우고 싶다면 수영 강사에게 직접 배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평영은 지금도 네 가지 영법 가운데 가장 느리고 힘든 영법입니다. 그래서 평영을 어려워하는 회원을 보면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5. 초보 레인에서 접영을 하는 경우
수영장에서는 회원의 실력 차이 때문에 다른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한 번은 초보 레인에서 상급자 회원이 접영을 연습하는 것에 대해 민원이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초보 레인은 처음 수영을 배우는 회원들이 많은 곳입니다. 아직 25m를 한 번에 가지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연습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접영처럼 움직임이 크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영법을 옆에서 하게 되면 처음 수영을 배우는 분들이 위압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영장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고, 초보 레인에 사람이 거의 없거나 레인 폭이 넓어서 상급자가 접영을 연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원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면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기보다는 주변 사람의 입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민원이 들어왔을 때 초보 레인은 처음 수영을 배우는 분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연습하는 레인이기 때문에, 파워풀한 접영을 연습할 경우에는 자신의 실력에 맞는 레인으로 이동해 주시는 것이 좋다고 안내했습니다.
6. 서로 다른 실력을 배려하는 수영장
수영장에서는 잘하는 사람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유형이 편하지만 평영이 어렵고, 어떤 사람은 배영이 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수영을 오래 했어도 특정 영법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영 실력만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초보 회원들은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자신의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몰라서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좋은 회원 역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연습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결국 수영장은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실력에 맞는 레인을 선택하고, 같은 레인에 있는 회원들의 속도와 상황도 살펴보면 훨씬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7. 수영을 오래 해도 계속 배우는 이유
저는 수영을 오래 하면서 잘하는 사람을 보면 지금도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수영을 어려워하는 초보 회원을 보면 제가 알고 있는 만큼은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제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안전요원에게는 안전요원의 역할이 있고, 수영 강사에게는 수영을 가르치는 역할이 있습니다. 회원 역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강사에게 질문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면서 실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수영을 배우는 과정에서는 누구나 잘되는 순간과 잘되지 않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자신의 실력을 비교하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연습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도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고, 잘하는 사람을 보면 자극을 받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예전에 어려워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수영장에서 서로 다른 실력의 사람들이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저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누군가는 오늘 처음 물에 들어왔고, 누군가는 오랫동안 연습해서 멋진 영법을 구사합니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배려한다면 수영장은 실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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